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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린이시절

첫 노래방썰 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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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난 딱 봐도 유린이였다.

직장 막 들어가고, 선배들이 끌고 간 2차 자리도 어색해서 물만 벌컥벌컥 마시던 시절.

노래방이라고 해서 단순히 다 같이 노래 부르는 건 줄 알았다.

근데, 그 날...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.


소파 끝에 앉아있던 그 누나는, 내 시선엔 너무 성숙했다.

술기운 때문이었을까. 아니면 진짜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.

잔을 들고 내 옆에 천천히 다가오던 그 순간,

조명 불빛 사이로 흘러내린 머리카락, 살짝 벌어진 셔츠 틈 사이로

은은하게 보이던 쇄골…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.


"왜 이렇게 뻣뻣해? 긴장했어?"

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, 그녀는 내 무릎에 살짝 손을 올렸다.

차갑지도, 뜨겁지도 않은… 묘한 체온이 전해졌다.

그 한순간, 정신이 아득해졌달까.


노래는 계속 흘러나왔지만,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.

그녀는 노래도 잘 부르지 않았다.

다만, 마이크를 쥔 손끝이 자꾸 내 허벅지 옆을 스치고,

웃을 때마다 상체가 나에게 기울었다.

말은 장난스럽게 했지만,

몸의 무게는 가볍게 기댄 채 절대 빠져나가지 않았다.


그때 나는 뭘 해야 하는지도, 해도 되는 건지도 몰랐다.

다만, 익숙하지 않은 향수 냄새와 피부와 피부 사이의 아주 얇은 거리.

그리고 누나의 느릿한 손놀림 하나하나가

나를 천천히 녹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.


마지막 곡이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,

그녀는 슬쩍 내 손을 잡더니 귓가에 대고 말했다.

"다음엔 조금 덜 긴장해도 돼. 나, 도망 안 가니까."


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.

그날 이후, 난 노래방이 단순한 노래방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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