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존잘과 함께 다니면 생기는 일 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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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존잘을 부러워하게 된 이유가 있다 

대학시절 바로 옆에서 존잘의 삶을 간접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


난 대학 입학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안 갔었다 대신 부모님한테 뻥치고 여친이랑 경주로 놀러 가서, 숙소에서 떡만 치고 왔다


때문에 대학 입학식날, 이미 어느 정도 친해진 다른 신입생들과 다르게 깍두기 신세일 수 밖에 없었다


입학식 당일에 우리 과에서 아직 수강신청을 안 한 신입생은 나 포함 네 명뿐이었다

당연히 우리만 동기들과 다른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았고, 또 우리 끼리만 같은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


그 중 존예 여학생이라도 하나 끼어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, 유감스럽게도 넷 다 시커먼 사내들이었다


그 중 오늘의 주인공인 동연이는 광주상고 출신으로 입학때부터 졸업까지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자칭 수재였고, 첫만남부터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, 그 사실을 먼저 얘기할 정도로 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친구였다


나이 차이 좀 나는 친누나의 신혼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, 지하철로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인데다 매형 눈치가 보여서 늦게 들어가면 안된다고, 8시만 되어도 칼같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

(솔직히 내가 매형이었으면, 집에 안 들어 오는 걸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싶은데)


결정적으로 동연이는 배우 이정진과 매우 닮았었다 그 당시 내 여친이었던 전처는 동연이와 딱 한번 만난 적이 있는데, 나중에 TV에 나온 이정진을 보고 "쟤 니 친구 아니야?"라고 물어볼 정도로 닮았었다


아무튼 그런 존잘은 입학식때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해서, 1학기 중간쯤에는 이미 학교 단위의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물론 여학생들 사이에서만 그랬다


동연이랑 같이 학교안을 돌아다니다보면

같은 과 동기 여자애들은,

"동연아 안녕? 어 너도 있었네? 근데 너 이름이 뭐였지?" 같은 반응들이고,


나 혼자 있을 때에도,

"동연아 안녕? 근데 동연이는 어디갔어? 니네 이름이 같아서 좀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, 동연이는 큰 동연, 넌 작은 동연이라고 하자" 란 얘기를 들었지만, 내 이름은 동연도 아니고, 심지어 키도 덩치도 내가 더 컸다 (심지어 거기도 내가 더 컸지만 그걸 알릴 방법은 없었다)


도대체 왜 (이름이 동연도 아닌) 내가 작은 동연이라고 불려야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


과의 울타리를 벗어나면, 더 노골적이었다

우리에게 먼저 말을 거는 여자들의 80%는 동연이에게만 말을 걸었고, 동연이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지를 궁금해했고, 당연하게도 동연이의 연락처를 굉장히 궁금해했다


나머지 20%중 19% 정도는 내게 먼저 말을 걸었는데, 동연이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지를 궁금해했고, 내가 동연이의 연락처를 알려줄 수 있을지를 궁금해했다


1%는 내게 인상이 좋다며 말을 걸어왔고, 조상님이 덕을 많이 쌓으셨는데, 그게 지금 막혀 있다고 했다


만약 동연이가 낯가리고 수줍음 많고 고지식한 스타일이 아니었다면, 만약 나였다면, 매달 31명씩 바꿔가며 먹어도 배탈이 안 날 수 있을 것 같았다


그랬던 동연이가 1학년 1학기 이후로 학교에 나오지 않자, 잠깐이지만 여학생들의 관심이 나에게 쏠렸다

모르는 여자들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

"요즘 왜 동연이는 안 보여? 군대 갔어?"


사실 동연이는 군대 간 게 아니었다

고등학교 내내 1등이었다던 동연이는 사실 수업 내용을 반도 알아듣지 못 했고, 시험은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을 적어 냈으며, 과제는 아예 제출하지도 못 했다


그리고 그 이후로 동연이 소식을 듣지 못 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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